수소에너지 정말 친환경적일까?

[포커스!] 수소는 정말 ‘친환경’ 에너지일까,'재생에너지로의 생산 가능성' 우려 여전,원유·천연가스 태생은 화석연료,1차에너지로 2차에너지 생산

그라운딩 2019. 7. 19. 11:33

[포커스!] 수소는 정말 ‘친환경’ 에너지일까

원유·천연가스 등 태생은 화석연료…'재생에너지로의 생산 가능성' 우려 여전

(스포츠 한국 19.07.19)


  • 정부의 수소경제 개념도.

[스포츠한국 이주영 기자] 온실가스 감축, 미세먼지 저감, 재생에너지 이용 확대 등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수소경제 활성화 정책. 그러나 에너지업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논란이 일고 있다. 과연 수소가 ‘친환경’ 에너지가 맞느냐는 것. ‘친환경’ 프레임을 입고 정부가 중심이 되어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수소가 진정한 친환경 에너지가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다.

◆ 현재까지 수소의 원료는 ‘원유’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이 지난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국내 수소 생산규모는 2015년 기준 190만톤이다. 이중 원유 정제공정에서 74.9%, 석유화학제품 생산을 위한 납사분해 공정에서 12.9%가 생산되고 있다. 사실상 국내 수소의 대부분인 87.8%는 석유에서 나오는 것이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지난해 9월 작성한 ‘국내 수소연료전지차 충전용 수소 시장의 현황’ 자료를 통해 이같이 분석하면서, “수소 자체가 목적이 아닌, 타 공정에서 부수적으로 생산되는 ‘부생수소’가 현재까지는 국내 생산 수소의 동의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천연가스의 개질공정도 6.4%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이렇게 원유 정제공정에서 생산된 수소는 다시 정유공장 내 탈황공정 등에 재투입, 전량을 자체 소비하고 있다. 다른 용도를 위해 외부로 공급되는 물량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다.

이러한 국내 수소생산의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대규모 석유화학단지가 있는 울산, 여수, 충남 대산 등이 국내 수소의 주요 산지다. 현재 국내에서 운행하는 수소전기차는 주행 시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을 뿐, 생산과정에서 탄소를 발생하는 셈이다.

◆ 석유에서 태어난 수소로 달리는 수소전기차

정부는 지난 1월, 세계 최고수준의 수소경제 선도국가로 도약하겠다며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수소전기차 누적 생산량을 2040년 620만대(내수 290만대, 수출 330만대)로 확대해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비슷한 시점에 현대자동차도 2025년에는 3000만원대 반값 수소차를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김재경 박사는 현행 보급 로드맵을 따라 수소전기차를 2025년까지 10만대(누적), 2030년까지 64만대(누적) 보급목표를 달성하면, 이를 충전하는데 20205년에는 26만톤, 2030년에는 16.8만톤의 수소가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증가가 예상되는 수소 수요는 현 수준의 공급역량으로도 충당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울산, 여수, 대산 등 국내 대규모 석유화학단지 내에서의 수소 생산 능력은 2015년 기준 204만톤으로 확인된다. 그러나 실제 생산한 수소는 164만톤으로 최대 약 40만톤 이상의 여유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국내 정유사들이 석유화학공정 시설 규모를 확대하고 있어, 생산능력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 정부가 지난 1월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의 연간 수소공급 전망치.

◆ 재생에너지로의 생산 확대 가능할까

문제는 ‘친환경’을 둘러싼 수소의 정체성이다. 정부가 주창하는 수소경제 선도국가가 실현되더라도 수소의 본질이 친환경 에너지가 아니라면, 당초 목적이 훼손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소를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에너지원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실현가능성은 여전히 의문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이를 활용해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얻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정부 역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수전해, 해외생산 수소 활용 등을 통한 그린수소 산유국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2022년까지 MW급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수전해 기술을 확대하고, 대규모 태양광·풍력 발전과 연계해 수소의 대량생산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와 산소를 분리함으로써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은 1차 에너지로 생산한 2차 에너지인 전기를 사용, 수소를 만드는 방식이다. 즉, ‘친환경’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미다. 또한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수소 생산 역시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것이다.

지난 6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따르면, 국내 재생에너지 보급 수준은 2000년대 이후 정책 지원을 통해 지속 확대되고 있으나, 주요 국가에 비해 여전히 낮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11년 3.3%, 2013년 3.9%, 2015년 6.6%, 2017년 7.6%을 기록한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040년에는 30~35% 수준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한 재생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주요 재생에너지원인 태양광, 풍력은 설치면적이 부족한데다, 우리나라 일조량과 바람의 세기가 일정치 않아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수소 생산량을 충분히 확보하더라도 비용과 시간이 상당히 많이 들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산업부 이주영 기자

http://sports.hankooki.com/lpage/economy/201907/sp2019071817504613702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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