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뒤에는 신재생에너지가 석탄을 제치고 세계 최대 전력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각국이 추진하고 있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 정책의 영향으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투자가 몰리기 때문이다. 에너지 선진국들은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점차 늘리는 한편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눈 앞에 닥친 신재생에너지 시대=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 15일 발간한 ‘에너지와 기후 변화’ 보고서에서 2030년까지 에너지 사용 행태 변화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발전량 가운데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21.5%에서 2030년 37.3%로 늘어난다. 특히 수력을 제외한 풍력, 태양광, 바이오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5.5%에서 19.0%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재 41.4%로 에너지 발전원 1위인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24.4%로 절반 가까이 감소하고, 석유의 비중은 4.8%에서 1.6%로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 3월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최고 부자 빌 게이츠는 신재생에너지 기술 투자에 20억 달러(2조235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6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게이츠는 “배터리와 차세대 원자력 및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을 개발하는 초기 단계의 회사 수십 개에 이미 10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향후 5년간 20억 달러까지 투자를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난해 전 세계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투자 금액이 2700억 달러에 달했다고 집계했다. 2013년보다 17% 늘어난 액수다.
◇경쟁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비중 늘리는 유럽=덴마크는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나라로 꼽힌다. 인구 500만명에 불과하지만 대체에너지산업이 국가 경쟁력을 견인하고 있다. 덴마크 기업 베스타스는 세계 풍력발전용 터빈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덴마크는 1970년대 ‘오일쇼크’를 계기로 일찌감치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눈을 돌렸다. 2013년 기준 전체 전력 생산량의 43%를 신재생에너지가 담당하고 있다. 2020년까지 이 수치를 58%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독일은 2013년 26%에서 2020년까지 39%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같은 기간 영국은 14%에서 31%로, 프랑스는 17%에서 27%로 각각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일 예정이다.
◇‘셰일가스 혁명’ 미국도 신재생에너지 강화=셰일가스의 개발과 생산으로 ‘에너지 혁명’을 일으켰다고 평가받는 미국도 올해부터 더 강화된 신재생에너지 의무공급제(RPS)를 시행했다. 뉴욕주의 경우 신재생에너지 의무 공급 비중을 무려 29%나 올렸고, 뉴멕시코주는 기존보다 15% 올렸다.
미국에서는 기존 노후화된 화력발전소를 교체하면서 신재생에너지 관련 시설을 설치하는 산업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발전회사 피엔엠(PNM)은 자사 고객 50만명 중 15만명에게 신재생에너지로만 전력을 생산해 공급할 계획이다.
캘리포니아주에서 대체에너지 분야에 근무하는 직원은 지난해 43만2000명으로 2013년 대비 5%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올해에만 7만개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일자리가 추가로 창출될 전망이다.
◇태양광에 집중 투자하는 중국=현대경제연구소는 중국의 태양광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태양광산업 육성을 위한 강력한 지원 정책을 수립했다. 민간 분야에서는 저임금을 기반으로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왔다.
중국은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통해 태양광 발전을 장려하는 ‘골든 선샤인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태양광 시설 설치비의 50∼70%를 지원하는 등 발전비용을 보조해주는 제도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5일 “중국의 태양광 모듈 판매 단가는 주요 경쟁국 대비 65∼90% 수준에 불과하다”며 “태양광 분야의 기술적 차이가 아직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 업체들의 시장 선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국, 신재생에너지 비중 주요국 중 최하위···“융복합으로 해법 찾아라”=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3.7%로 주요국 가운데 최하위권이다. 특히 태양광과 풍력발전 설비 용량은 각각 1310㎿, 56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았다.
한국은 융복합 방식으로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5월 신재생에너지 융복합지원 사업자로 13개 컨소시엄을 선정해 발표했다. 2종 이상의 신재생에너지를 융합해 발전하거나 한 지역 내 주택, 일반 건물 등에 에너지를 공동 공급하는 발전설비를 설치할 때 정부가 총 사업비의 50% 이내를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지자체·공공기관·민간사업자 등으로 구성된 13개 컨소시엄은 총 206억원을 투입해 전국 각지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아래의 글은 국민일보 2015년 07월 06일(월) 8면 원전 우리에게 무엇인가라는 4개의 시리즈에 연재된 내용을 보내 드립니다.